주이상스와 대상a 예를 들어 최대한 쉽게 설명해보았다.

헬스디어 2019. 12. 6. 09:09

라캉 사진
자크 라캉

 

원래의 Jouissance는 프랑스어로 enjoyment를 뜻한다. 그러나 라캉의 개념인 주이상스에는 enjoyment에는 없는 성적인 함의가 있다. 그래서 많은 번역본이 라캉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번역하지 않고 Jouissance로 그대로 남겨놓는다.

 

라캉은 쾌락원칙과 현실원칙의 자리인 상징계의 너머에 주이상스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왜 상징계 너머라 표현하냐면, 상징계는 주이상스가 나타나지 못하도록 주이상스를 최대한 억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쾌락원칙은 프로이트가 창안해 낸 개념으로, 두 가지 역할을 맡는다. 만족스러운 경험을 기억해 가능한 한 반복하게 만들도록 만드는 역할과 초과적인 쾌락을 억압하는 역할이 그것이다. 그러나 라캉은 전자의 기능을 더 강조한다. 그리고 또 다른 원칙인 현실원칙에 대해서는, 라캉에게 현실원칙은 사회적 합의, 도덕, 윤리적인 '금지'를 의미한다.

 

상징계는 이 두 가지 원칙이 서로 교차하며 주이상스를 억압한다. 쾌락원칙은 만족스러운 경험을 기표로 표지하면, 현실원칙은 이것을 억압(금지)하거나 허용한다. 이런 상징계의 쾌락을 억압하는 측면은 초자아로 부르기도 한다. 라캉주의에서의 초자아는 '최소한만 즐길 것'을 명령한다.

 

'왜 최소한만 즐길 것'이냐 하면, 주이상스 자체가 초과적인 경험이기 때문이다. 이해를 위해 가장 직관적인 예시를 들자면, 폭식증은 '최소한만 먹을 것' 이라는 초자아의 명령에 반하는 초과적인 경험이다.

 

그러나 상징계는 불안정하다. 애초에 상징계는 주이상스를 억압하는데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주이상스는 상징계 너머에서 주체로 하여금 지나친 쾌락 또는 초과적인 쾌락, 즉 과도한 리비도의 흐름에 대한 금지를, 즉 상징계를 계속해서 위반하도록 압력을 가한다. 라캉은 이를 두고 억압은 항상 실패할 운명이라 말했다.

 

주체가 상징계를 위반하여 경험하는 주이상스는 만족이 아닌 고통이다. 이 고통이 주이상스의 정체이다. 그러므로 주이상스는 고통이자 환자가 호소하는 우울, 슬픔, 불안 등의 병리적인 정동부터 섭식장애에서의 폭식증 등의 증상으로부터 경험하는 느낌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또한 주이상스가 "계속해서" 압력을 가하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은 반복된다.

 

 

 

환자가 왜 고통을 반복하냐 하면, 라캉의 이론에 따르면 무의식은(충동의 주체는) 주이상스로부터 만족을 경험하는 반면, 의식은 고통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이 모순은 근본 환상이 주이상스의 만족을 고통으로 오인시키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래서 만족인 주이상스는 근본 환상으로 인해 의식에서 고통으로 지각된다. 의식으로는 고통을 경험할지라도, 무의식에서는 만족을 경험하기에 무의식은 '반복 강박'을 일으켜 주이상스를 반복하여 스스로를 만족하도록 만든다.

 

라캉은 이것이 주이상스가 작동하는 원리이자, 모든 심리적 증상의 원리라고 생각했다.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 있다면, 무의식은 만족을 경험하는데 의식에서는 근본 환상으로 인해 만족을 고통으로 오인하여 경험하는 것이다.

 

이러한 주이상스에 대한 개념화는 이후 주이상스를 무의식에서만 만족으로 경험되게 할 것이 아니라, 근본환상을 재구성하여 의식에서도 만족을 취할 수 있도록 상징계가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이러한 라캉주의 정신분석 임상 과정을 '환상을 가로지르기' 또는 '환상의 횡단'이라 한다.

 

 

그의 세미나 "The Other Side of Psychoanalysis"에서 라캉은 "잉여 주이상스" 개념을 소개한다. 이는 마르크스의 잉여가치 개념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개념이다.

 

그는 대상a가 가치가 없는 초과된(즉, 잉여) 주이상스로 생각했다. 상징계 자체가 결함이 많기 때문에 완벽하게 주이상스를 억압하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대상a는 반드시 발생한다. 그리고 이 대상a는 오로지 주이상스를 위해서만 유지된다.

 

즐거운 여성 사진

 

대상a는 획득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닌, 욕망을 만들어내는 무언가다. 구체적으로는 자주 나의 관심을 사로잡고 욕망하게 만드는 것들에게서 발견되는 '일관적인 특징'이다. 이것이 라캉이 object-cause of desire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번역하자면, "욕망의 원인인 대상"이다. 즉, 내가 무언가를 욕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문제는 대상a는 기본적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은 본인이 원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부, 명예 등등)을 얻었을 때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얻는 순간 욕망의 대상이 동일한 주제를 공유하는 다른 것으로 바뀔 뿐이다.

 

주체는 이런 대상a의 속임수에 이끌리는 동시에 현실원칙의 억압과 공격으로 인해 다시 멀어지는 악순환에 들어간다. 이로 인해 주체는 계속해서 심리적 갈등에 시달리게 되며 병리적인 정념인 주이상스에 시달린다. 즉, 대상a는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신병리적 증상의 원인에 다름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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